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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좋은 인간관계란

사람들은 생각을 서로 직접적으로 전달하거나 읽어낼 수가 없기 때문에 말이나 글을 통해 생각을 전달한다. 말과 글에 담긴 생각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시각(frame)과 문맥(context)에서 그런 표현이 나왔는지를 잘 파악해내야 한다. 이게 안 맞으면 아래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

나와 대화가 잘 안 통하는 사람은 나와는 조금, 혹은 꽤 많이 다른 시각과 문맥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의 생각에서 생각으로 점프하지 못하고 몇 번의 필터링 과정을 거쳐야만이 나의 의도가 상대방에게 닿는다. 불편하긴 하다. 하지만 내가 한 가지 프레임에 갇혀있지 않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고,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일도 줄여준다. 날 더 배려있는 사람들으로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나와 시간을 많이 보낸 친구들은 대개 나의 시각과 문맥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말이 잘 통한다. 함께 경험한 것들도 많아서 그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얘기를 꺼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정말 잘 파악해내고, 나만의 유머코드마저 읽어낸다. 무슨 얘기를 하든 곡해할 소지가 없으니 편하다. 무슨 말이든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끔은 낯선 사람인데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시각과 문맥이 비슷하게 공유되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들 중에서 우리의 반려자를 찾고 함께 살아가는게 아닐까. 같이 살면서 서로 생각의 교집합도 많아 지고 그렇게 서로 닮아가는, 하지만 적당히 차이점도 있어서 서로를 더 발전시키는 관계. 좋은 부부관계(더 넓게는 인간관계)는 이런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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