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indiz님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보려고 영화관을 통째로 빌렸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관심 있어 보이는 친구들을 우르르 끌고 가서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관람 오신 분들이 많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역시나 가만히 있질 않았다. 갑자기 우는 아이, 화장실에 가겠다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간 사이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아이, 영화에 흥미가 떨어져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이. 잠깐 생각나는 경우들만 썼는데도 술술 나온다.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관을 찾는 일이 정말 쉬운게 아니겠구나란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고, 그나마 이런 기회를 통해서 영화를 관람 오셨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 덕분에 재밌는 일도 많았는데, 영화에서 악당 같은 사람이 나올 때마다 ‘악당이다 악당!’ 외치는 아이도 있었고, 자기가 이해한 대로 엄마아빠에게 설명해주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들었던 아이는 영화 속에서 누워서 별을 보는 장면을 보고는 ‘나도 저렇게 누워서 별 보는게 꿈인데’하고 말한 아이였다. 아빠한테 캠핑가자는거지.
영화는 무거운 배경을 가진 내용 치고는 편안히 즐길 수 있게 잘 만든 것 같다. 집이 없어서 차에서 생활하며 지내는 등, 다소 심각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크게 처절해 보이지 않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 한 친구는 사회빈곤층 문제랄까, 그런 부분이 계속 신경이 쓰여서 영화가 불편했다고도 했지만, 잘 만든 영화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곳곳에 소소한 재미들이 잘 숨어있었고, 코 끝 찡한 장면도 있었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크레딧이 올라갈 때 출연한 개들 이름이 쭉 나오는건 또 다른 재미.
영화 속 아역들은 훌륭했고, 영화관 속 아이들도 즐거웠다. 덕분에 기억에 많이 남을 즐거운 영화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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