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고 왔다.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왠지 끌렸던 영화. 사람들이 영어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하던데 나도 같은 생각이다. Mitty에는 몽상가라는 뜻이 있는데, 내맛대로 그대로 번역해보자면 ‘몽상가 Walter의 숨겨진 일상’ 정도 되려나? Mitty가 몽상가라는 뜻을 가진다는걸 미리 알고 가서 보면 더 좋을 듯. 보고 나면 한국어제목이 더 마음에 안들 듯!
영화는 영상미가 대단했다. 특히 (영화의 배경이 된) Life 잡지의 모토가 화면에 흘러가는 장면이 최고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IMAX 같은 큰 관에서 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관이라면 재관람 의사도 있을 정도.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Life 잡지의 커버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서울에서 Life 사진전이 있었는데 가보지 못한 채 끝난게 아쉽다. 4월까지 부산에서는 하고 있으니 부산을 또 가야하나.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Walter Mitty란 아름답게, 주인공은 종종 멈춰서서 몽상에 빠지곤 한다. 현실에서는 특별히 가본 곳도, 특별히 해본 것도 없지만 그 지루함을 몽상으로 달래는 것이다.
그런 특별히 해본 것 없는 월터에게 갑자기 큰 미션이 떨어진다. 소재가 불분명한 사진가를 찾아내 그의 명작 사진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 그래서 갑자기 그는 그린란드로, 아이슬란드로, 아프가니스탄으로 여행을 하게 되고 헬기에서 점프, 상어와의 결투, 화산 폭발 등 전혀 평범하지 않은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영화가 어느 정도 지난 후부터 월터는 더 이상 몽상을 하지 않게 된다. 그에게는 이미 삶이 더 신나는 곳이었기 때문에. 아래 포스터의 Stop Dreaming, Start Living 이란 말은 그래서 더 크게 다가온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대사 모음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지
– 숀 오코넬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 숀 오코넬
어쩌다보니 사진가 숀 오코넬의 대사만 모였다. 자막 크레딧이 올라갈 때 사진가의 정체를 보고 깜짝 놀랐던 영화, OST가 정말 좋았던 영화, 큰 화면으로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