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난 뒤, 버스를 타고 저동항으로 이동했다. 도동항에서 출발하여 울릉도에 하나밖에 없는 고등학교를 지나면 저동항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저동항은 강릉에서 페리를 타고 오면 도착하는 곳이기도 하다. 울릉도 배편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이곳에 있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다음 일정을 정했다. 도동항 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도 있었지만, 오늘은 북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울릉도의 동북쪽으로는 아직 해안도로가 뚫리지 않아서 도보 또는 해상을 통해서만 왕래가 가능했다. 도보로 이어진 길은 옛날부터 울릉주민들이 왕래를 위해 사용한 길로 울릉도옛길 중 하나이다. 울릉둘레길(내수전-석포)로도 불리는 중. 결국 난 또 걷기로 했다…
내수전일출전망대까지 나는 걸어가는 선택을 했는데… 다른 분들은 되도록이면 편하게 가길 바란다. 미칠듯한 경사와 찌는듯한 더위가 사람 잡을뻔… 어차피 오늘의 메인 코스는 내수전-석포의 울릉둘레길이니, 내수전전망대까지는 편하게 가도 된다. 버스편으로는 내수전몽돌해변이 있는 내수전까지밖에 운행하지 않을테니, 전망대까지는 택시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전망대에서 걷다보니 어느새 포장된 도로가 끊기고 울릉도옛길이 시작되었다. 도보 or 해상으로만 이동가능한 구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신나게 걸어갔다. 이번 울릉도 여행을 걷기걷기걷기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표지판을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위처럼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는 표지판은 많지 않았다. 숲에는 어떤 새들이 살까요… 같은 정보를 알려주는 표지판들이 많아 지금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 결국 현위치가 표시된 표지판을 만났는데 가야할 거리를 보고 더 답답해졌다는게 함정… 어쩌겠냐 걷고 또 걸어야지 ㅠㅠ
그래도 울릉둘레길을 다 지나 석포쪽으로 넘어가자 또 한 번 멋진 경치들이 반겨준다. 조금 더 힘을 내어 섬목선착장까지 걸어갔다. 집에는 가야하지 않겠나.
사실 울릉둘레길이 끝나고 섬목선착장까지는 그쪽으로 가는 차편은 없는 것 같다. 버스정류장에 천부와 석포,석창까지는 차편이 소개되어 있는데 섬목선착장까지는 택시와 여행사 차량만이 왔다갔다 했다. 히치하이킹이라도 할껄 그랬나.
반가운 모습의 섬목선착장!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까지 걸어왔다구! 난 해냈어!!
이제 저동으로 가는 배가 올 때까지 달콤한 휴식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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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울릉둘레길
[울릉도] 1일차. 울릉둘레길을 걸어보자.
독도전망대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렸다, 식사를 할 곳을 찾아보았다. 골목을 조금 걷다보니, 독도반점이란 곳이 눈에 띈다. 좋았어 오늘은 저곳이다!
내가 먹은 것은 해물짜장면. 해물이 확실히 많이 들어있었지만, 느낌은 그저 그랬다. 나중에는 홍합짬뽕을 먹었는데, 짬뽕의 만족도가 훨씬 컸다. 사람들이 다들 짬뽕만 먹는 이유가 있었어..!!! 혹시 이곳을 찾아가셨다면 홍합짬뽕을 추천합니다 ㅡㅡb (해물짜장면: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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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채웠으니 이제 구경을 하러 갈 시간. 오늘의 관광지로는 거북바위와 남양쪽 일몰전망대를 우선 목적지로 잡았다. 그리고 난생 처음 울릉도의 버스에 몸을 실게 되었는데… 이거 장난이 아닌거다. 포항에서는 울릉도에 차를 끌고 들어올 수가 있는데, 왠만한 운전실력을 갖춘 분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운전할 생각은 안 하는게 좋을 것 같다. 가파른 언덕길과 고불고불한 도로는 만화 이니셜D를 생각나게 할 정도다. 그런 길을 버스를 타고 가려니 우와… 도동을 벗어나 해안도로에 들어서고 나서야 반듯한 길이 나와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거북바위는 굳이 내려서 보기가 귀찮아졌다. 저 멀리서 큰 모습을 보고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거북바위는 작은 거북이들을 여럿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 뭐 어쨌거나 사람도 많고 해서 그냥 스킵했다.
남양에서는 일몰전망대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내려서 보니 울릉둘레길이란 것이 보인다. 여기저기 올레길이 생기고 있던데, 이 길도 그 중 하나이려니 하고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재앙의 시작).
처음에 봤을 때는 2.6km 짜리 길인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표지판의 의미는 ‘길의 시작점’까지 2.6km 를 걸어가야 한다는 뜻. 그리고 나는 울릉둘레길을 향해 걷다가 일몰전망대를 못 찾고 지나쳐버리고 만 것이다. 나중에 다른 블로그를 통해서 살펴보니 아래처럼 가야한다고 한다.
어쨌건 울릉둘레길을 향해 열심히 걸어보기로 했다. 가면서 보이는 경치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한참을 언덕길을 올라갔더니, 드디어 울릉둘레길을 알려주는 안내지도가 나왔다. 그런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길처럼 생긴 곳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헤매인 끝에, 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 아래 사진을 참고하여 잘 따라오길 바란다.
울릉둘레길을 향해 2.6km의 아스팔트길을 올라온 후, 수풀사이를 헤치며 울릉둘레길을 걷기란 쉽지 않았다. 날은 덥고 길은 험하고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란 생각이 절로 들 정도. 게다가 이 길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길을 넘는 내내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외로웠어요 ㅠㅠ).
울릉둘레길이 끝나면 다시 급한 경사의 아스팔트길이다. 예전에는 찻길로 사용하다가, 해안도로가 생긴 이후에는 이용하지 않는 길인 것 같았다. 지친 발을 위해 높은 경사에서는 뒤로 걷기 신공을 발휘하면서(이거 효과 좋다) 태하를 향해 걸어갔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태하에서 숙박을 할까 하다가, 버스를 타고 다시 도동으로 돌아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일몰이 다가오고 있으니 가까운 만물상 전망대로 갔다가 구경을 좀 하고, 도동으로 돌아가자는 계획. 그래야 저녁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태하에서 버스를 타고 만물상 전망대에서 하차! 구름이 끼어 완벽한 일몰을 보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나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야간이 되면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표를 잘 확인하고 이동해야 한다. 적당히 즐기고 재빨리 이동하자~
도동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예상치 못하게 울릉둘레길을 걷느라 고생한 나를 위해 오늘은 약소고기를 먹었다. 혼자 여행하느라 고기집에서 혼자 2인분을 시켜서 먹는 위엄을 보여주었다는… ^-ㅠ
(약소고기 2인분: 42,000원)
+ 울릉도에서 버스는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가까운 거리는 1,000원. 먼 거리는 1,500원으로 고정이다. 먼 거리도 부담없이 이용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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