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년 친구, 그러니까 고등학교 친구와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 날이었다.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들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송파에 남아있는 친구인데, 지금은 수지에서 다시 가게 일을 하고 있었다. 가게에서 족발을 사와 저녁으로 먹고, 가게가 마칠 시간에 만나 맥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친구의 상황은 여러모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하려고 했던 여러가지 계획들이 실패로 돌아가고, 코앞에 닥친 당장의 경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인 것 같았다. 미래의 계획보다는 현재를 지키기 위한 싸움.
분명 같은 지역에서 같이 학창시절을 보낸 사이인데 나와 친구가 고민하는 지점이 꽤나 차이가 생긴 기분이다. 같이 즐기던 축구라는 취미 생활도 친구의 사정상 지금은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학창시절처럼 서로 큰 고민없이 이것저것 시도할 수 있는 시기가 그리워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