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들 다 가짜라고!!!” “내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대요. 그들은 나에게 희망을
줬어요. 그게 다 가짜라면, 난 뭘 위해 태어난거죠?”
허지웅 기자의 글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영화, 사이비를 보았다. 영화의 가장 핵심은 위의 두 대화에 있는 것 같다.
진실이 정말 중요한걸까. 가짜가 주는 싸구려 믿음이라도 나는 준 적이 있었나. 영화 속 이야기는 종교를 배경으로 풀어내고
있었지만, 나는 연애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뭐 이 이야기는 이쯤에서 패스. 생각해 보면
매트릭스에도 비슷한 물음을 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네오의 동료들 중 한명인 사이퍼가 배신하는 장면.
영화를 보며 각자 여러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평소에 내 편을 많이 만들어 두지 않으면
내가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모두가 그것을 외면할 거라는 거? 진실이 믿음과 일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믿음을 지켜주는 것이 그 다음으로 좋다. 상대방이 믿고 싶은 세계를 진실을 강요하며 무너뜨렸을 때가 제일
나쁜 결과를 불러온다. 내가 아끼는 사람이 값싼 믿음에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나 자신이 강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가
성 목사의 변화도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 오로지 한 가지 믿음과 방법만으로 살아온 사람은, 그것이 어긋날 때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그것에만 매달리고 집착하다가 결국 완전히 비뚤어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내가 나일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을 많이 쌓아두어야겠다. 어느 하나가 잘못 되더라도 내 모든 것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그 자리를 계속 새로운 좋은 것들로 채워서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