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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영국 여행 후기

11박 12일의 영국 여행을 마치고 이제 다시 한국의 시차에도 적응을 마치고 있다. 오자마자 EPL 최종 라운드 보기, 그동안 못 본 왕좌의 게임 몰아보기 하느라 무리했지만, 이제 큰 미션들은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복귀중이다.

영국 여행을 돌이켜보자면 정말 좋았다! 안전한 도시, 편리한 대중교통, 젠틀한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축구 시차가 너무 좋아!!! 한국에서는 새벽에 일어나야 볼 수 있는 경기들이 여기에서는 피크시간대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든 경기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점이 너무 좋았다. 물론 그 덕분에 런던의 야경은 많이 즐기지 못했다…

제일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역시 물가. 파운드화가 거의 1,500원씩 하는데다가, 식당에서 주문하고 나면 약 20%의 서비스 차지까지 붙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이 껑충껑충 뛴다. 그나마 대중교통에는 Daily Cap 제도가 있어서 하루에 일정 비용 이상 사용하고 나면 더 이상 추가되는 금액이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또 약탈한 문화재가 많아서 왠만한 박물관들은 거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점은 여행 경비에도, 자투리 시간을 채우는 데에도 보탬이 된다.

영국에서 지내는 동안 유난히 귀에 맴도는 표현들이 있었는데, 이젠 이 단어들을 들으면 영국 가고 싶어질 것 같다.

  • Lovely

뭔가 good, great 대신 쓰는 표현이랄까? awesome, excellent 같은 단어보다 더 둥글둥글한 느낌이 기분을 더 좋게 만드는 것 같았다. 여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라는데 남자들도 심심치 않게 쓰고는 했다(혹시 게이는 아니었겠지…?).

  • Cheers

good bye 대신 많이 들었던 표현. 특히 식당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갈 때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에게는 건배사로 익숙하지만 영국에서는 thank you, good bye 대신 많이 쓰는 듯. 이것도 왠지 둥글둥글한 느낌이 있다.

  • Mind the gap

영국의 지하철인 Underground 타면 엄청 많이 들을 수 있는 표현 ㅋㅋ 승강장과 플랫폼 사이의 간격을 조심하시오~ 많이 유명한 표현이 됐는지 이 문구가 새겨진 기념품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다음 포스팅은 아마도 사용한 여행 경비 포스팅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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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Culture) 영화(Movies)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 영화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이야기는 been이란 앱에서부터 출발한다.

been은 그동안 다녔던 여행지를 기록하는 앱인데, 여행했던 국가들을 기록하면 세계의 몇 %를 여행했는지, 유럽은 몇 %인지, 아시아는 몇 %인지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그 리스트에 바로 ‘건지 섬’이 있었다. 건지 섬이 대체 어디지?하고 찾아봤더니 영국 아래에 있는 영국령의 작은 섬이었다. 그걸 보더니 옆에 있던 엄마가 “아, ‘건지 무슨무슨 북클럽’이라는 영화에서 나왔던 건지가 바로 여기였구나”라고 말한 덕분에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검색을 통해 이 영화의 정확한 이름이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란 걸 알게 되었고,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 없지. 바로 넷플릭스 시청 ㄱㄱ.

영화엔 익숙한 얼굴들이 있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여주인공 릴리 제임스가 여기서도 주연을 맡았고, 남주인공은 낯이 익다 싶었는데 <왕좌의 게임>에서 다리오 나하리스 역을 맡은 배우였다!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어서 그런지 더 즐겁게 영화를 감상했던 것 같다.

영화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21세기 오만과 편견? 영국이란 배경과 로맨스 요소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건지 섬은 2차대전 때 영국에서는 유일하게 독일군의 점령을 받은 지역인데, 이로 인해 펼쳐지는 이야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생각나기도 했다. 우리나라로 배경을 바꿔서 영화를 만들어도 될 것 같은? 그럼 건지 섬은 울릉도 정도로 바꾸면 딱일 듯.

영화는 영국의 역사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파고 들며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북클럽 회원들 간의 관계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를 조사하는 과정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던 것 같다. 원작 소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너무 두껍지 않으면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