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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공감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코로나에 부동산에 여러가지로 난리인 상황 속에서도 다들 어떻게든 잘 준비하고 꿋꿋하게 치뤄내는걸 보니 대견하기까지 했다.

모인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부동산 쪽으로 주제가 흘렀다. 몇년 전에 아파트를 구해뒀던 다른 친구가, 이번에 결혼하는 친구가 집을 구하려고 고생고생하던 것이 이해는 갔지만, 공감이 100% 되지는 않았다는 말을 했다. 나도 그런 면에서는 비슷했던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진심으로 공감은 못 했다. 친구가 잘 해결해 내길 바라는 마음과 나는 미리 해둬서 다행이다 라는 마음이 공존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요즘 공감 못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회사에 대한 불만, 연봉에 대한 아쉬움, 내집마련에 대한 걱정, 노후 대비에 대한 고민까지. 주변 사람들이 하는 고민들이 내게서는 조금 멀어져 있는 느낌이다. 내가 고민하는 것들과 친구들의 고민이 성격이 다르고 온도차가 달라졌다. 자랑이 될지 어떨지 싶어서 말하기도 조심스럽고 말을 아끼게 된다.

확실히 처한 상황이 비슷해야 더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젠 친구의 고민을 마음 속 깊은 곳까지 공감하면서 같이 고민하지 못하게 된 것 같은 기분. 슬프다기도 애매하고 참 묘한 기분이다. 하지만 덜 공감한다고 해서 가치 없는 존재가 된 것은 아닐 것이다. 덤덤하게 내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거고, 그것도 나름의 의미가 되어주지 않을까.

공감 능력 떨어지는 싸이코패스…까지는 안 되길. 오즈의 마법사의 양철로봇이나 애플의 시리 정도는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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