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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봉황당을 다녀오다

서울 리버풀 팬들의 성지, 봉황당을 다녀왔다. 원래 콥(The Kop, 리버풀 FC 서포터즈를 부르는 말)은 아니지만, 경기 일정에 토트넘 vs. 리버풀 20:30 을 보자마자 이 경기는 왠지 여기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홍대까지 발걸음을 옮겼다(잠실에서 리버풀 레전드들과 함께 경기를 볼 수 있었다는걸 안 건 나중의 일 ㅠㅠ).

경기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 5시반쯤 미리 홍대에 도착했다. 인원이 꽉 차면 입장이 제한된다는 말에 1.5~2시간 쯤 전에는 입장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만화방에서 1시간 정도 보내고, 약간 길을 헷갈리고 나니 7시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리버풀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입장하기 전부터 설레이게 만든다. 벌써부터 테이블석은 꽉 찼고, 경기가 중계될 프로젝터 화면 앞도 거의 만석이다. 직원이 간단히 이곳의 시스템을 설명해주었다.

  • 입장료: 15,000원 – 맥주 2병 제공. 한 병은 바로 내주고, 나머지 한 병은 쿠폰과 교환
  • 스탬프: 팔에 찍어주는 스탬프로 추후 입장료 없이 재입장이 가능하다.

7시반 정도가 되자 더 이상 발디딜 틈이 없어지고 입장 제한이 시작되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테이블석에 앉은 사람들은 오픈시간(18:00) 전부터 가다린 사람들이라고.

브릿팝 콘서트가 상영되던 화면은 8시 30분이 가까워지자 스포츠 채널로 변경되고, TV 화면을 제외한 모든 조명이 꺼졌다. 이제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아시안게임을 뛰고 온 손흥민은 역시나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이 발표되는 순간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온다. 그래 여긴 리버풀펍이지.

손흥민이 나올 때 야유를 들을 수 있는 곳은 서울 내에서는 이곳밖에 없을거다 ㅋㅋㅋ. 경기는 초반 세트피스로 득점에 성공한 리버풀이 리드를 잘 지켰고, 토트넘도 후반 손흥민의 투입과 함께 승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2:1로 리버풀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손흥민의 폼이 썩 괜찮은걸 보니 다가올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기대가 된다. 리버풀의 단단함은 역시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 다운 면모가 느껴졌다.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간 뒤 여유롭게 마저 펍을 둘러보고 나오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다음엔 테이블석을 노려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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