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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인생 시즌 4를 앞두고

현재의 모습은 과거 나의 선택들의 결과라는 말이 있다. 대학생때 내가 추구하고자 했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상황과는 차이가 꽤 있는 것 같다. 그땐 분명 일에 너무 몰입해서 살지 말고 적당히 워라밸을 챙기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그 때문에 취업을 고민할 때 삼성에 가면 왠지 집-회사를 반복하며 일에 파묻힌 삶을 살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삼성을 후순위로 두기도 했다. 어차피 삼성에 가지도 못했겠지만.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같이 했던 멤버들 덕분인지 일이 재밌기도 했고, 필요한 일은 꼭 해내야한다는 생각에 야근이고 주말출근이고 가리지 않으며 해내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A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모두 B였던 것. 물론 그 덕에 기대하지 못한 큰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빠진 것들이 분명 있어 보인다.

내년이 되면 나이 앞자리가 달라지게 되는데, 나는 그것을 인생 시즌 4라고 부르기로 했다. 시즌 4에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보고 그것을 충실히 채워가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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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Culture) 영화(Movies)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들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영화 ‘어바웃 타임’의 포스터를 봤을 땐 흔한 연말용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났더니, 이 영화는 정말 ‘시간’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였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큰 감동을 준 영화. 가장 아끼는 사람과 함께 보시기를. (좋은 메시지라도 너무 대놓고 말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은 조금 부담스러울지도.)
(아래 내용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팀의 능력은 아마 누구나 부러워 할 만한 능력일 것이다. 무언가 큰 실수를 했다면 그 때로 돌아가 그것을 바로 잡고 싶은게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듯이, 나 역시도 가장 간절하게 그걸 필요로 했던 순간들이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한 번의 기회만 더 주어진다면.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능력은 그저 벌어진 일을 받아 들이고 이겨내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수많은 실수를 했음에도 바로 잡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었던 팀의 능력은 정말 부러워 할 수 밖에 없는 능력이었다.
그렇게 팀이 자신의 행복한 연애를 완성하자마자 로맨스 영화인 것 같았던 영화는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준 교훈이 정말 인상 깊었다. 같은 하루를 두 번 살 수 있다면, 두 번째 하루는 그 날을 좀 더 즐기면서 살아보라는 말. 그 다음부터 팀의 하루는 달라지기 시작했고 영화는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팀의 능력을 꼭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고. 우리는 이미 우리의 인생을 충분히 즐길 방법을 알고 있다고. 올해 가장 감동적인 영화로 이 영화를 꼽고 싶다.
멋진 아버지 역의 빌 나이(왼쪽). 반가웠다.
멋진 아버지 역의 빌 나이(왼쪽). 반가웠다.

하지만 능력이 부러운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즐기며 살아가더라도 우리의 부족한 점 때문에 크나큰 실수도 하긴 하니까. 그런 실수를 더 이상은 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 큰 사람이 되어야겠지.
그나저나 레이첼 맥아담스는 정말 사랑스럽다. 끝.
(사진들은 모두 네이버 영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