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현대카드에서 준비한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을 다녀왔다. 그동안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국내 개봉한 작품들로 인해 친숙한 지브리 스튜디오답게,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위해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고 있었다. 내가 보러간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낮 12시 30분 즈음에 도착했음에도 이미 1600명의 사람들이 오전동안 방문해있었다. 약 1시간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전시를 구경할 수 있었다.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
- 일시: 6월 22일(토) ~ 9월 22일(일)
- 관람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 입장마감 오후 7시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6/24, 7/29, 8/26)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미리 봐두고 갔지만, 아직 안 본 작품들도 많아 전시를 충분히 즐기기가 어려웠다. 참고가 될만한 비디오 영상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오디오 가이드로는 아이팟 터치를 나눠주었는데, 이것도 불편한 구석이 많았다. 해당 장소에 갔을 때 자동으로 재생되지 않고 수동으로 재생해야 했던 것이 첫 번째, 재생이 끝난 뒤 자동으로 다음 트랙이 재생되는 바람에 매번 정지를 눌러줘야 했던 것이 두 번째, 나눠준 이어폰에는 컨트롤러가 없어 매번 아이팟터치 화면을 통해 컨트롤 해야 했던 점이 세 번째 불편함이었다. 다음에도 아이팟 터치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좀 더 개선된 형태로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 아, 한 가지 더 생각난 것이, 오디오 가이드에서 말하는 그림이 어떤 것인지 찾는데 애를 먹었다는 점이었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눈이 ?_? 이렇게 되기 일쑤였다. 이것도 개선되길.
레이아웃이란 것이 이번 전시의 메인 아이템이었는데,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청사진이 되는 것이었다. 간단히 인물의 배치와 대사 등을 정리한 것이 콘티라면, 레이아웃은 좀 더 세부적으로 원화가들과 애니메이터들이 작업할 수 있게 지시사항들을 총정리한 것이었다. 화면과 등장인물은 어떤 속도로 움직여야 하는지, 카메라는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등등이 레이아웃에 정리가 되면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전시에서 만난 수많은 레이아웃들과 그 속에 적힌 메모들이 작업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전시 마지막에는 위 사진들처럼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너가 준비되어 있었다. 토토로 배 위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고,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그려 벽면에 붙여둘 수도 있었다. 덕분에 좀 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저런 아쉬움도 많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