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잠시 여독을 푼 뒤, 밤의 항구를 산책하기로 했다. 혼자하는 여행이라 같이 술 마실 상대가 없지만, 항구의 풍경이 좋은 벗이 되어줄 것 같아서 간단히 술과 안주를 준비하고 도동항으로 향했다.
도동항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여행을 온 사람과 동네 주민들이 곳곳에 모여 각자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돗자리에 모여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시던 동네 할머니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처럼 혼자 여행을 온 사람이 있나 둘러보았지만, 역시 그런 사람은 흔치 않은 것 같다. 예쁜 여성 두 분이 저 멀리서 술을 마시는 모습만 구경하며 독도쿠키와 맥주를 즐겼다.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났다. 혹시나 일출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멋진 석양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고 아침의 도동항을 둘러보았다. 어제와 똑같은 장소인데,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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