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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후방 십자인대 파열 ^^

2주 전이었다. 여느 때처럼 축구시합이 있는 일요일. 평소보다 수비상황에서 상대와 경합하는 순간이 많은 시합이었다. 그렇게 3쿼터를 끝내고, 쉴 줄 알았던 마지막 4쿼터에도 투입이 되어서 뛰는데 갑자기 무릎에서 ‘뚝’하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다칠 때 누구랑 부딪혀서 다치는 것보다 혼자서 다치는게 훨씬 크게 다치는 거라는 말을 익히 들어왔기에, 그 순간 ‘아… x 됐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래도 좀 쉬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월요일에 보니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자주 가던 정형외과를 찾았다. 운동선수들도 많이 찾아서 믿음이 가는 곳이었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다가 아무래도 MRI를 찍어봐야겠다는 말에 긴장하며 MRI를 찍었다. 비싸더라 MRI. 다행히 회사내 의료보험이 MRI도 지원해주고 있었다. 30%만 지원 받는 줄 알았는데 내 부담금이 30%여서 기쁨이 2.3배!

결과는 수요일에 들을 수 있었는데, 후방 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았다 ^^ 시합중에 상대편 정강이와 크게 부딪힌 적이 있었는데, 그게 1차적인 원인이었고, 이후에 계속 운동을 계속 하면서 결국 인대가 버티지 못하고 파열… (1쿼터만 쉬었다면 좀 달랐으려나? ㅠㅠ) 왼쪽과 오른쪽의 뼈를 비교해봤는데, 다친 오른쪽은 인대가 받쳐주지 못해서 뼈가 단단하게 고정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수술이 필수적인 상황. 여태껏 축구하면서 이렇게 다친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제일 크게 다친 상황이다 ㅠ

이런 상황을 주변에 알렸더니 1차적인 반응은 “이제 나이가…”, “이제 안전하게 수영이나 골프 같은 운동만 하자”였다. 나이 때문 아니라고!!! 그동안 안 다치고 잘 해왔다고!!! ㅠㅠㅠㅠ

그래도 수술한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병문안 와준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위로만 해줘도 고마웠는데, 찾아와 준다는 말을 해준 사람들은 더 고마웠다. 가족들도 내가 걷는게 불편할까봐 출퇴근때 차로 태워주겠다며 난리였다. 덕분에 아침엔 아버지, 저녁엔 동생과 평소보다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엔 아버지에게 어제 동생과 한 얘기들을 또 전달하고. 급 소통이 많아진 우리 가족이었다. ㅋㅋㅋ 이런저런 관심과 사랑을 받다보니 ‘한 번쯤 다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이란 생각마저도 들더라.

덕분에 주말에 시간이 많아졌다. 어딜 돌아다니기보다는 집에서 얌전히 요양… 회사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로 돌아서다보니, 최근 며칠 동안 집 밖에 나간게 당근마켓에 거래하러 잠깐 나간 것 빼고는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보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안 보고 있었던 명작 드라마들을 챙겨보고 있는데, 요즘 보고 있는건 ‘나의 아저씨’이다. 다들 이 작품을 자기 인생 드라마라고까지 하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와… 정말 잘 만든 드라마다. 따뜻함, 인생, 아픔, 힐링 뭐 이런 키워드들이 떠오르는데, 극의 흐름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1화 보고 나서 ‘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으니까. OST도 특히 훌륭한데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쨌건 수술은 12/8일에 하게 됐다. 사실 수술보다는 수술 이후의 재활 과정이 더 험난할 것 같다. 재활을 잘해야 다시 운동에 복귀할 수 있을테니, 어쨌거나 수술 잘 받고 재활도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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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아킬레스건염 판정

최근 몇 주간, 달릴 때마다 아킬레스건 쪽에 무리가 간다 싶었는데 정형외과를 가보니 역시나, 아킬레스건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한 한 달쯤 전에 축구하다가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채인 적이 있었는데, 그게 완치되기 전에 운동을 계속 하다보니 염증으로 발전했나 보다. 덕분에 최소 3주간은 축구 금지… 등산도 금지… 볼링도 금지…
한 달 넘어서야 올리는 새 글이 부상소식이라니. 좋은 뉴스로 글을 올리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자랑하고픈 소식이 있지는 않았다. 소소한 즐거움들은 요즘 instagram 에 주로 올리는 편이고.
회사 일은 결승점이 계속 멀어지는 중이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란 말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는 작업들. 그래도 한 달 여만 더 고생하면 어느 정도 매듭을 짓고 망하든지 흥하든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마지막 단계여서일까, 요즘은 그래도 한숨 돌리고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맹목적으로 쫓고, 맹목적으로 쉬고 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나와 주변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좀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 업데이트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하는 행동이겠다.
올해는 정말 무덥고 지치는 여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