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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욕심

사람들이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못 이룬 사랑이어서도 있지만, 젊은 시절에 한 사람을 순수하게 좋아했던 자신의 모습이 좋아서라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의 나도 좋았고, 순수했던 나도 좋았고,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젊고 순수했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라는 그런 이야기다.

나이가 들고 연애 데이터도 쌓여 가다보면 사람을 쉽게 만나지 못한다고도 한다. 예전만큼 노력도 안하고, 사람도 빨리 파악하게 되면서 나랑 맞을지 안 맞을지 판단도 빨리 하게 된다는 것.

이 정도에서 그치면 그래도 좋을텐데, 요즘엔 자꾸 비교하고 계산적이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아 내가 비교하고 있구나, 아 내가 계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마다 상대방에게 미안해지기도 하고, 이런 내 모습도 싫어져서 관계를 포기하게 된다. 그만큼 덜 좋아하는 거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노력하고 싶은 마음과 충돌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어쨌든 뭔가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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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드웨인 존슨은 키가 크다

#1

음악을 들을 때 보통 중심 멜로디를 위주로 듣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소리들이다. 이런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키이라 나이틀리가 술집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마크 러팔로가 처음 보게 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살면서 우리 인생이 하이라이트 되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매번 똑같은 일상인 것 같고, 주목받지 않는 것 같고, 내가 하는 일들을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고. 그래도 우리가 있기에 우리 주변이 조금 더 풍성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주목 받지 않는 인생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 오늘은 그 곡에서 열심히 기타/드럼을 치고 있는 연주자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소리에 귀를 귀기울여보는건 어떨지. 어쩌면 그 곡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될지도.

#2

지인이 튤립을 두 화분 키우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하나는 폭풍 성장을 하며 키가 쑥쑥 자라길래 ‘드웨인 존슨’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했다.

힘세고 강한 남자, 드웨인 존슨
힘세고 강한 남자, 드웨인 존슨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뎌서 어떻게 되려나 싶었는데, 오늘 소식이 들려왔다. 조금 느렸던 아이는 결국 꽃을 활짝 피워냈고, 드웨인은 키만 쑥쑥 크다가 꽃망울은 맺지 못하고 시들어 갔다고.

이 얘기를 듣고 생각난 건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역시 처음엔 느릴지라도 끝에서 꽃을 먼저 활짝 피워내는 이는 다를 수 있다는 것. 내가 더딘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교훈을 주었다.

두번째는, 드웨인은 어쩌면 그저 제일 키 큰 튤립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것. 우리는 보통 우리가 가진 기준으로 그 사람이 성공했네 실패했네를 말하지만, 각자가 목표한 바는 다를 수 있으니까. 끝내 꽃망울을 맺지 못한 드웨인을 우리는 안타까워 했지만, 오히려 그는 본인의 큰 키를 자랑스러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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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나들이

회사 근처에 숙소를 얻어 출퇴근과 재활치료를 다니고 있다. 평일에는 회사-숙소를 반복하고, 주말에는 거의 숙소에 박혀 재활운동과 유튜브 감상으로 보내는 일상. 오늘은 너무나 답답해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마침 읽던 책을 다 끝냈기에 서점으로 출발!

몇 가지 고를 책들을 정해두고 잠실 교보문고로 향했다. 코로나 때문인지 서점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다들 할게 떨어져서 책을 고르러 왔나? 요즘 어떤 책들이 많은가 봤더니 주식과 부동산 책이 엄청 많았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심리학 책과 컬러링 북들이 눈에 띄더라.

오늘 구매한 책들 –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뉴욕주민), 일의 기쁨과 슬픔(장류진)
  1.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 간간히 유튜브에서 보던 ‘뉴욕주민’님이 쓴 책인데, 챕터별로 꼼꼼하게 정리가 잘 된 느낌을 받았다. 기업분석 어떻게 하더라? 이 지표의 의미가 뭐더라? 할 때마다 사전처럼 찾아보게 될거 같은 기분이 들어 구매 결정.
  2. 판교문학으로 알려진 ‘일의 기쁨과 슬픔’. 판교 테크노밸리로 대표되는 IT업의 애환을 그린 단편소설이 인기를 끌어 글쓴이가 아예 작가로 전향했다고. 다양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린 단편소설 모음집인데, 첫 부분을 조금 읽다가 계속 읽게될거 같아서 구매 결정.

왔다갔다 해보니 다리에 제법 힘이 돌아온 느낌이다. 이동한 거리에 비해 조금 피곤해지기는 했지만, 이런 페이스라면 다음주면 목발과 졸업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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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코로나로 기억될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제발 코로나를 잊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00시를 전후로 덕담을 나누는 메시지들이 휴대폰을 바쁘게 울린다. 미처 안 보낸 사람들 없으려나 하고 친구 목록을 내려가는데, 멈칫 하게 되는 관계들이 있었다. 늘 내가 먼저 보내야만 시작되는 관계는 아닐까 싶은, 호구와 호인의 경계는 어디인가 생각하게 되는 관계. 내가 챙겨주고 싶어서 먼저 챙긴 사람들도 많지만, 서운함을 느껴서 조금은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쁘게도 그 와중에 먼저 보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고민은 그저 나의 속좁음이었을까. 어쨌거나 내가 먼저 보내지 않았어도 나를 떠올려주고 메시지를 보내줬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 또 안심이 된다. 그래도 이 사람은 나를 떠올려줬구나. 늘 나만 혼자 떠올리고 챙기는건 아니었구나.

아마 올해에도 나는 호의와 호구짓 사이에서 수많은 줄타기를 하겠지. 올해도 만남과 헤어짐이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나눈 사람들과는 좀 더 단단한 관계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든든한 내 편이 생긴다면 물론 최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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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십자인대 파열 ^^

2주 전이었다. 여느 때처럼 축구시합이 있는 일요일. 평소보다 수비상황에서 상대와 경합하는 순간이 많은 시합이었다. 그렇게 3쿼터를 끝내고, 쉴 줄 알았던 마지막 4쿼터에도 투입이 되어서 뛰는데 갑자기 무릎에서 ‘뚝’하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다칠 때 누구랑 부딪혀서 다치는 것보다 혼자서 다치는게 훨씬 크게 다치는 거라는 말을 익히 들어왔기에, 그 순간 ‘아… x 됐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래도 좀 쉬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월요일에 보니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자주 가던 정형외과를 찾았다. 운동선수들도 많이 찾아서 믿음이 가는 곳이었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다가 아무래도 MRI를 찍어봐야겠다는 말에 긴장하며 MRI를 찍었다. 비싸더라 MRI. 다행히 회사내 의료보험이 MRI도 지원해주고 있었다. 30%만 지원 받는 줄 알았는데 내 부담금이 30%여서 기쁨이 2.3배!

결과는 수요일에 들을 수 있었는데, 후방 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았다 ^^ 시합중에 상대편 정강이와 크게 부딪힌 적이 있었는데, 그게 1차적인 원인이었고, 이후에 계속 운동을 계속 하면서 결국 인대가 버티지 못하고 파열… (1쿼터만 쉬었다면 좀 달랐으려나? ㅠㅠ) 왼쪽과 오른쪽의 뼈를 비교해봤는데, 다친 오른쪽은 인대가 받쳐주지 못해서 뼈가 단단하게 고정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수술이 필수적인 상황. 여태껏 축구하면서 이렇게 다친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제일 크게 다친 상황이다 ㅠ

이런 상황을 주변에 알렸더니 1차적인 반응은 “이제 나이가…”, “이제 안전하게 수영이나 골프 같은 운동만 하자”였다. 나이 때문 아니라고!!! 그동안 안 다치고 잘 해왔다고!!! ㅠㅠㅠㅠ

그래도 수술한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병문안 와준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위로만 해줘도 고마웠는데, 찾아와 준다는 말을 해준 사람들은 더 고마웠다. 가족들도 내가 걷는게 불편할까봐 출퇴근때 차로 태워주겠다며 난리였다. 덕분에 아침엔 아버지, 저녁엔 동생과 평소보다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엔 아버지에게 어제 동생과 한 얘기들을 또 전달하고. 급 소통이 많아진 우리 가족이었다. ㅋㅋㅋ 이런저런 관심과 사랑을 받다보니 ‘한 번쯤 다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이란 생각마저도 들더라.

덕분에 주말에 시간이 많아졌다. 어딜 돌아다니기보다는 집에서 얌전히 요양… 회사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로 돌아서다보니, 최근 며칠 동안 집 밖에 나간게 당근마켓에 거래하러 잠깐 나간 것 빼고는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보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안 보고 있었던 명작 드라마들을 챙겨보고 있는데, 요즘 보고 있는건 ‘나의 아저씨’이다. 다들 이 작품을 자기 인생 드라마라고까지 하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와… 정말 잘 만든 드라마다. 따뜻함, 인생, 아픔, 힐링 뭐 이런 키워드들이 떠오르는데, 극의 흐름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1화 보고 나서 ‘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으니까. OST도 특히 훌륭한데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쨌건 수술은 12/8일에 하게 됐다. 사실 수술보다는 수술 이후의 재활 과정이 더 험난할 것 같다. 재활을 잘해야 다시 운동에 복귀할 수 있을테니, 어쨌거나 수술 잘 받고 재활도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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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들이 착한 손주를 만든다

오늘은 할머니의 병원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수지로 이사했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석촌에 있는 병원을 이용하신다. 새로운 곳에서 또 처음부터 진료기록을 쌓기 보다는 안면이 있는 병원을 꾸준히 이용하시는 것이다. 게다가 석촌에는 할머니의 성당 친구분들도 계시고, 역시 얼굴을 익힌 미용실 아주머니, 약국들도 있다. 그래서 할머니의 병원 진료가 있는 날은 곧 할머니의 소셜 활동하는 날이 된다.

그렇게 어른들을 만날 때마다 늘 듣는 말이 있다.

“아이고 착한 손주네. 할머니 모시고 이렇게 왔다갔다 하고.”

그동안은 그냥 웃으며 넘기던 말이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석촌에서 가족 구성원은 할머니, 아버지, 나, 동생 그리고 대박이(강아지)까지였다. 그러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용인으로 먼저 거처를 옮기셨고, 나머지 셋(+1 강아지)이서 수지로 이사를 했다가 동생이 결혼을 하면서 빠져나갔다. 결국 남은 것은 할머니와 나, 대박이였다.

석촌에 있을 때도 아버지와 할머니는 종종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곤 했다. 아버지는 밖에서 다른 걸로 기분전환 할 수 있었지만, 할머니는 그렇지 못했기에 나와 동생에게 의지를 많이 했고, 우리도 할머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시간이 지나도 아버지와 할머니의 관계는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이 관계는 어느 정도 고착화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할머니 입장에서) 나쁜 아들이 있었기에, 그 자리를 대신할 착한 손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와 할머니의 사이가 좋았다면 내가 들었던 칭찬의 반 정도는 아버지가 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마지막 보루 같은 역할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모시고 있지 않기에 내가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고, 심지어 대박이도 동생이 데려온 강아지인데 내가 맡아서 키우고 산책도 시켜주고 있다. 나의 지분 100%인 나의 집에서(나의 독립은 어디로…)(그래도 동생이 종종 이것저것 함께 챙겨줘서 다행).

그래서 요즘은 자꾸 보상심리가 발동하는 것 같다. 좀 더 나를 위해서 쓰고 싶은 돈과 시간들. 어떻게하면 할머니와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을까 – 답은 역시 결혼이겠지 – 도 생각해보고.

아마 내년 중에는 목돈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를 위해서 크게 한 번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지금 제일 꽂혀있는건 이름에 ‘ㅌ’이 들어가는 전기차… 과연 플렉스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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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친구와의 맥주 한 잔

오늘은 20년 친구, 그러니까 고등학교 친구와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 날이었다.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들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송파에 남아있는 친구인데, 지금은 수지에서 다시 가게 일을 하고 있었다. 가게에서 족발을 사와 저녁으로 먹고, 가게가 마칠 시간에 만나 맥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친구의 상황은 여러모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하려고 했던 여러가지 계획들이 실패로 돌아가고, 코앞에 닥친 당장의 경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인 것 같았다. 미래의 계획보다는 현재를 지키기 위한 싸움.

분명 같은 지역에서 같이 학창시절을 보낸 사이인데 나와 친구가 고민하는 지점이 꽤나 차이가 생긴 기분이다. 같이 즐기던 축구라는 취미 생활도 친구의 사정상 지금은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학창시절처럼 서로 큰 고민없이 이것저것 시도할 수 있는 시기가 그리워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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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5 짧은 근황들

#1
어제는 하남 종합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내가 먼저 공을 커트 했는데, 상대방이 뒤늦게 몸통 박치기를 시전하는 바람에 오른쪽 갈비뼈 쪽이 멍든 것 같다. 목도 뻐근하고. 일종의 작은 교통사고를 당한 셈이려나.

#2
요즘은 운전하는게 재밌다. 서울을 벗어나니 차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도로는 넓어서 운전하는 맛이 난다(내가 출퇴근 시간에는 운전을 안 해서 그렇겠지만). 지금 타는 차는 몇년 전에 아버지가 중고로 구입했던 차인데(YF 소나타), 조금씩 차를 바꾸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있다…

#3
생일선물 중 하나는 직접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배송으로 받게 되었다. 아쉽구만. 하지만 이게 상대방이 생각하는 적당한 거리일수도.

#4
보기로 한 사람들은 많은데 언제 시간을 다 맞춰서 볼 수 있으려나. 그중에는 근 1x년만에 연락이 된 대학친구-령-도 있었다.

#5
생일 기념으로 산 로또는 5등에 당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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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요즘 사람들과 주식투자에 대해서 얘기하는 빈도가 꽤나 많아졌다. 어떤 종목에 들어갔는지, 뉴스에 대해 장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얘기하는게 자연스러워졌다. 코로나때 폭락했다가 급등한 주식시장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진 탓일까, 아니면 부동산으로 가지 못한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서일까. 어느 때보다 주식시장에 관한 관심이 커져있는 요즘이라 건강하게 투자하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주식이 곧 도박처럼 여겨지고, 주식하면 패가망신하는 것으로 생각됐던 과거로 다시 돌아갈테니까.

그런 면에서 건강한 주식투자에 관해 소개하는 채널이 많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 중에선 카카오TV에서 수요일마다 공개되는 ‘개미는 뚠뚠’이란 프로가 좋은 교육예능이라고 생각된다. 노홍철, 딘딘 등 다양한 패널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을 보여주는데 재미도 있고 유익하다.

나도 올해 제일 열심히 공부했던게 주식공부였던 것 같다. 예전에도 조금씩 주식을 하긴 했지만 PER, EVITDA 같은 용어들은 전혀 모른채 단순히 어떤 시장이나 기업이 좋을 것 같은때 투자를 했다. 판단에 대한 근거가 강할 때도 약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수익과 손해 중 어느 것이 많았는지 비교해보면 다행히 수익이 조금 더 많았던 것 같다. 수업료를 비싸게 내지 않은 셈이다.

그동안 생긴 나름의 기준을 정리해보자면

  •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보고 투자한다.
  • 테마주 같은건 피한다.
  • 그 기업에 투자를 결심한 아이템이 약해질때 매도한다.
  • PER, EVITDA, 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본적인 수치는 확인해본다.

주식투자가 재밌는 이유는 이런 기준으로 내가 내린 판단이 맞는지 아닌지 시험해 보는데 있는 것 같다. 틀리면 틀린대로 공부가 되니까 좋고. 단, 너무 잃으면 곤란하겠지;;;

자본주의 시대에서 자본을 늘리려면 근로소득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재테크를 통해 자본소득을 계속해서 늘려가야 한다. 그동안은 막연히 재테크를 해왔는데 이런 생각이 들고 나니 재테크 공부가 더 재밌어졌다. 운이 좋게도 그럴만한 자본이 생긴 것도, 주변에 그런걸 배울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이런 생각에 (이제라도) 미치게 된 이유일 것 같다.

재테크를 공부하다 보니 세금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최고의 재테크는 세테크라고 했던가. 어떻게든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다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가 그려졌다. 세금은 결국 국회에서 법으로 정해지는 것이기에 정치에도 관심을 쏟게 됐고, 어떤 조세정책이 정의로운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정부가 하는건 너무나도 어이 없는 것들이 많더라.

재테크로 시작된 이야기가 정치/사회까지 이어졌다. 또 한 번 세상에 눈 뜬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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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생일

코로나(Covid-19)로 기억될 2020년에도 어김없이 생일이 찾아왔다. 모든 것이 거리두기(2단계)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이기에, 생일도 온라인을 통해 많은 축하와 선물을 받았다. 커피 기프티콘은 이제 그만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와 겹쳤는데, 아버지의 생일을 추석 전날 음력으로 보내고 있어서 아버지와 합동 생파는 할 수 있었다. 부모님 집에서 가서 고기 푸짐하게 먹고 맥주 한 캔에 낮잠 한 숨 자니 굉장히 여유로워서 좋았던 하루.

생일이라서 혹시 연락오지 않을까 싶었던 사람들, 아니 정확히는 연락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대부분은 연락을 해주었다. 오히려 기대보다도 많은 연락과 축하를 받아서 고마웠다.

하지만 끝내 오지 않은 연락도 있었는데, 서운하게 만든 일이 있었던 다음이라 더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나름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생일을 계기로 다시 뭔가 교류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테두리 안에 있을 때만 유지되는 관계였나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다.

I don’t regret the things I did wrong,
I regret the good things I did for the wrong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