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2년 새해가 밝았고 한국 사람들 모두는 한 살을 먹었다. 한국 나이를 없애야 한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데(주변에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나이 들었기 때문일까), 문득 한국 나이가 주는 장점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모두 같은 시기에 같은 경험을 나눈다는 동질감?
한 살 더 먹었으니 올해는 ~~하자 라는 말을 나눈다던지, 서로의 건강을 챙긴다던지 하는 것들은 다같이 동시에 한 살 먹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각자 나이를 먹는 시스템에서는 그 사람의 생일 때나 가능한 덕담(?)들이 한국 나이 시스템에서는 새해에 가능하다는 것. 올해의 목표=나이의 목표가 되는 것인데 이런 점이 한국인 특유의 정서와 유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닐까-란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2
나도 올해를 맞이하여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하나둘씩 듣는 이야기들이 재밌다.
- 어머니께서 사주를 보았는데 할머니의 기가 세서 주변 사람(나)의 기를 누르고 있다고 한다.
- 먼 친척 이모께서는 아직도 나를 독립시키지 않고 할머니가 끼고 있냐며, 할머니에게 나를 이제 그만 보내주라고 하셨다. 그동안은 내가 너무 착해서 할머니를 모시고 있었다고 ㅋ
요즘 인기있는 프로 중 하나인 ‘금쪽같은 내새끼’(자녀양육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에 출현하는 오은영 박사는 ‘양육의 궁극적 목표는 자녀의 건강한 독립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이 참 맞는 것 같다. 이유야 어쨌든 할머니도 나도 이 마지막 단계를 실현하지 않고 있었는데, 올해는 드디어 이것을 달성하는 해가 되지 않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