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맞다, 저건 나쁘다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요즘은 도통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영화 사이비를 볼 때에도 그랬고, 이런저런 뉴스를 들을 때에도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찾아온 혼란에 머리 속이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나는 내가 착하지만 사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사악한데 착한 척하는 사람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감이 70 하락한 기분.
그러다가 이제서야 짐을 덜어내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마법의 한 마디, ‘세상이 원래 그렇다’라는걸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걸까. 살면서 언제나 맞는것도 없고, 언제나 틀린것도 없다.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을 땐 그저 맹렬히 고민하다가 조금이나마 덜 후회할 쪽으로 찍자. 결정을 미뤄도 된다면 그냥 먼훗날로 미뤄놓자. 지금 답이 안 나오는 고민이라면 그냥 평생에 걸쳐서 고민해보자. 잘못한걸 해결할 수 없다면 그냥 안고 살아가는거다. 상황이 내맘대로 흘러가지 않을땐 그저 약을 빨고 즐기자(TI3 도타2 한국해설처럼).
뒤는 충분히 돌아봤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어디로 할지도 열심히 머리를 돌려봤다. 더 이상 머리를 돌리다가는 어지럽겠다. 지나가고 있는 오늘을 충분히 즐기자. 오늘은 나에게 맥주 한 캔과 강냉이를 허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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