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대격변 리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이하 WoW)는 지금까지 즐긴 게임들 중 제일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즐긴 게임이다. 처음으로 온라인 RPG를 위해 계정비를 지불한 게임이기도 하다. 작년 겨울, WoW는 대격변이라는 이름의 확장팩을 발표했다. WoW 세계를 전체적으로 뒤엎고 다시 디자인한 확장팩이라는 데서 기존 확장팩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저레벨 지역 컨텐츠도 모두 바뀌었기 때문에, 나는 새로운 서버에서 이번에 추가된 종족인 고블린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전, 드디어 85레벨을 달성하고 만렙을 찍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다시 한 번 WoW에 매료되었다.

다시 한 번, 그리고 새로운 재미를 준 WoW

WoW의 강점은 잘 구성된 세계관과 그로부터 나오는 흥미로운 퀘스트들이다. 작은 퀘스트들이라도 서로 연관성이 있으며, 조금씩 더 큰 목표를 제시해준다. 한 지역에서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큰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대격변에서는 이 점이 더 강화되었다. 퀘스트를 진행할 때, 마치 영화에서처럼 다양한 카메라 연출 효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때나 멋진 효과를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적당한 분량으로 사용자의 통제권을 빼앗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가 진행된 후에는 게임 속 NPC와 주변 환경들도 변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야기 속에 빠져들기가 더 쉬웠다.

신규 추가된 던젼도 마음에 들었다. 어제는 처음으로 울둠 지역의 던젼을 가볼 수 있었는데, 이집트의 고대 신들과 파라오들을 모델로 한 듯한 던젼이 인상적이었다(WoW 세계의 인디아나 존스라 할 수 있는 브란 브론즈비어드를 다시 만나서 반갑기도 했고). 던젼에서는 각 지역의 거울들을 이용해 빛을 한데로 모아 문을 열어야 했는데,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서 많이 보았을 법한 그런 장면이 아닌가…!! 다른 던젼에 비해 시간 소비가 있는 던젼이었지만 영화 속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더 흥미롭게 느껴진 던젼이기도 했다.

보다 정교해진 시스템

던젼의 컨셉만큼이나 몹들의 밸런스도 적정했다. 공략은 쉬운 편이지만,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더 나은 대처법을 생각하게 했다. 어느 몹을 우선적으로 공격해야 하는지, 어떤 공격이 위험하고 어느 지역이 안전한지 등, 전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유저들의 체력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유저가 착용한 아이템의 평균 수준에 따라 갈 수 있는 던젼에 제한을 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빠르게 좋은 장비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귀찮은 일이겠지만, 조금씩 단계를 밟아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게다가 게임개발사의 입장에서는 게임 속 컨텐츠의 소비시간을 다소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으니 여러모로 득을 보는 시스템임에는 여지가 없을 듯 하다.

WoW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보여준 대격변

WoW는 MMORPG에서 후발주자였지만, 다른 게임들의 장점들을 적정한 수준으로 잘 균형 잡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게임이 되었다. 좋은 스토리와 그것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게임 속 기능들은 왜 WoW를 즐긴 사람들이 다른 게임을 둘러보다가 결국 WoW로 돌아오게 되는지를 설명해준다. 전투가 WoW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훌륭한 게임도 있다. 캐릭터가 더 예쁜 게임도 있다. 더 편리한 UI를 제공해주는 게임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가장 잘 버무려내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WoW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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