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불만

사람은 한 가지 모습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사람에게는 다양한 욕구가 있고, 어디서 무얼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욕구가 해소되는데, 한 가지 모습으로는 그것을 모두 해소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집에 있을 시간도 필요하고 친구를 만날 시간도 필요하다. 그때마다 우리는 적절히 모습을 바꾸고 서로 다른 내면을 분출해가며 욕구를 해소해 간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이 무슨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도 잘 알아야 하고, 그것을 잘 해소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도 잘 알아야 할테다. 그것을 위한 시간을 내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일거고.

회사-집-회사-집의 사이클에서 벗어나니 한결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염 때문에 축구는 못해주고 있고… 마음껏 운동하고 싶은 욕구, 놀러가서 푹 쉬고 싶은 욕구를 빨리 시원하게 해소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친구에게 부탁하기의 좋은 예

‘아는 사람이니까 깎아주겠지’란 생각을 부탁하는 사람도, 부탁받는 사람도 어느 정도는 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런 이야기는 좋은 충격을 준다.

요즘 무언가 부탁하고 싶을 만큼 좋은 재능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 분들에게 두 배쯤 아낌 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킬레스건염 판정

최근 몇 주간, 달릴 때마다 아킬레스건 쪽에 무리가 간다 싶었는데 정형외과를 가보니 역시나, 아킬레스건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한 한 달쯤 전에 축구하다가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채인 적이 있었는데, 그게 완치되기 전에 운동을 계속 하다보니 염증으로 발전했나 보다. 덕분에 최소 3주간은 축구 금지… 등산도 금지… 볼링도 금지…

한 달 넘어서야 올리는 새 글이 부상소식이라니. 좋은 뉴스로 글을 올리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자랑하고픈 소식이 있지는 않았다. 소소한 즐거움들은 요즘 instagram 에 주로 올리는 편이고.

회사 일은 결승점이 계속 멀어지는 중이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란 말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는 작업들. 그래도 한 달 여만 더 고생하면 어느 정도 매듭을 짓고 망하든지 흥하든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마지막 단계여서일까, 요즘은 그래도 한숨 돌리고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맹목적으로 쫓고, 맹목적으로 쉬고 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나와 주변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좀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 업데이트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하는 행동이겠다.

올해는 정말 무덥고 지치는 여름을 보냈다.

수염

야근의 요정이 야근야근 열매를 매일 먹이는 요즘. 매일 면도하는 것도 귀찮아지던 참에 멋지게 수염을 기른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 이참에 한 번 수염을 길러보자.

마침(?) 나는 수염이 꽤 많이 자라는 편이다. 구레나룻도 길게 이어지고 턱에 뺨에… 자칫 울버린이 될 것 같은 수준. 사촌형이 되게 부러워하기도 한 재능(?)을 썩히긴 아깝잖아?

그렇게 지낸지 이제 4일이 지났다. 수염을 기르기로 마음 먹으면 면도 좀 덜해도 되고 그럴줄 알았는데, 오히려 덜 지저분해 보이면서도 멋지게 관리하고 싶어서 면도에 더 공을 들이게 된다. 밖에서 시선도 괜히 더 신경 쓰이고. 1주일만 놔둬보자 싶다가도 긴 수염을 면도기로 서걱 잘라낼 때의 느낌을 상상하면 얼른 밀고 싶기도 하다. 맘편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아니면 약속도 안 잡을 것 같다. 다만 적당히 괜찮아 보일 때 사진이나 한 장 남겨두고 싶다.

[영화] 분노의 질주:더 세븐(Furious 7, 2015)

furious7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매번 챙겨본 것은 아니지만, 케이블 채널에서 가끔 봤을때 시원한 액션과 강렬한 엔진소리가 인상 깊은 영화였다. ‘말이 안 되네 ㅋㅋㅋ’ 싶으면서도 차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건물과 도시가 부서지고, 주인공들이 임무?를 완수하는 걸 보며 제대로 된 오락영화를 본다는게 이런걸까 싶었던 영화. 그러던 와중 주인공 듀오 중 한 명인 폴 워커Paul Walker의 사망소식을 접했을 때는 굉장히 아쉬움이 컸다. 시리즈를 이끌어오던 주요인물의 사망이라니… 시리즈의 팬들이 갖는 상실감은 어마어마 할 것 같다.

그동안 한 번도 극장에서 본 적 없는 영화지만, 이번 편 만큼은 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극장에서 보니 더 시끄럽고 요란하고, 그만큼 더 긴장도 되고 스릴 넘쳤다. 비현실적인 액션은 역시나 ㅋㅋㅋ

마지막 엔딩 부분에서 떠난 폴 워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느껴졌다. 아래 OST가 흐를 땐, 이미 이 노래가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눈물이 핑 돌더라. 누군가의 표현처럼 Ride in Peace 하시길.

ride_in_peace

옥상 정원

회사 건물 제일 윗층에는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담배 피러 올라오는 사람들만 보기에는 아까운 풍경. 하지만 담배 피지 않는 사람들이 딱히 뭔가를 할 수 있는 곳도 아니기에 정말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보기 힘든 곳이다. 예전 회사에는 카페가 함께 있어서 커피도 마실겸 올라오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같은 생각으로 올라온 친구들과 마주치는 재미도 있었고. 문득 그때가 그립다.

  

욕심 많은 사람

Beer Bottle(by @soya)
Ballast point – black marlin (@soya114 님의  Ways of Drawing: Beer Bottles 전시에서 구입)

최근에 그림을 구입한 일이 있었다. soya님의 Ways of Drawing: Beer Bottles 전시에서였는데, 첫 전시일에 구경 갔을땐 수많은 그림들 중에 무얼 고를까 망설이다 막차시간에 쫓겨 고르지 못했고, 전시 마지막 날에도 여전히 남은 것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느라 오래 걸렸다. 긴긴 고민 끝에 고른 작품이 이것. 전시에는 처음 보는 맥주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나마 마셔본 경험이 있는 BALLAST POINT를 골랐다. 병속 로고도 마음에 들고(카우보이 비밥의 swordfish가 살짝 생각난다).

사실 이 그림이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 있어서, 다른 그림들에 비해 액자가 꽉 차는 그림이었다. 내가 이걸 고르니 soya님은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정말 이 그림을 고르는거냐며 재차 확인한 후, 한마디를 날렸다.

“안 그럴줄 알았는데, 욕심이 많으시네요.”

덕분에 내 욕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평소엔 욕심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욕심이 많다는 말을 듣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욕심 많은 구석도 많다. 오늘의 운세가 맞는 것도 이런 식이겠지.

일단 난 한 가지를 최고로 잘해야겠다는 욕심은 없는 것 같다. 축구든 게임이든 공부든 늘 어느 정도 수준까지 팠다 싶으면 다음은 General 한 영역을 키우는 편이다. 축구를 먼저 예로 들면 최고의 미드필더는 아니지만 공격, 미들, 수비 어디에 놔둬도 왠만큼 하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포지션을 바꾸는데 큰 거부감이 없었고, 그 자리를 잘 소화해내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다.

직업도 좀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웹개발로 시작해서 지금은 모바일게임까지… 분야를 크게 움직여다닌 것은 아니지만, 어떤 분야에서도 잘 적응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특정한 분야의 거장이 되고 싶은 욕심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욕심에 대해 얘기하자면 사람에 대한 욕심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등등 다양한 생각 속에서 포기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 욕심이 많긴 많구나 싶다. 사실 사람들과의 만남은 서로의 욕심 간의 만남이란 생각도 든다. 서로의 욕심을 잘 채워주는 만남이 오래 가는 것이 아닐까…

짧게나마 내가 가진 욕심들에 대해 정리해봤는데, 욕심이 있는게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세히 풀어쓰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욕심이 있어야 발전도 있다’는 어렴풋한 정리로 일단은 마무리 지으련다. 다만 그 과정이 영화 위플래쉬Whiplash 같은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싱숭생숭

날씨가 따뜻해지는게 오늘만은 아니었는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정말 날씨 때문이었나? 아님 봄을 노래하는 노래들 때문이었나? 그것도 아니면 카카오톡에서 본 친구의 소식 때문이었나. 정신없이 사는동안 시간이 부쩍 흘러간 것 같다.

이렇게 싱숭생숭 한 걸 보니 봄은 봄인가 보다. 봄이다 봄!

최근에 감상한 영화 세 편

요즘따라 관심이 가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다. 덕분에 어떤 영화를 먼저 볼 것인지 고민하는게 요즘의 낙이랄까. 하지만 결국 보는 순서는 보려는 타이밍에 좋은 좌석이 남아있는 영화… 혼자서라도 보려했는데 어찌어찌 하다가 동생과 1주일간 세 편의 영화를 보았다.

1. 이미테이션 게임 – 생각보다 좋았던 영화

imitation game @ 2015
IMITATION GAME

먼저 보게 된 영화는 <이미테이션 게임>. <버드맨>을 먼저 보고 싶었는데 시간대와 자리가 더 좋은 이미테이션 게임을 먼저 보았다. 컴퓨터 쪽에서는 유명한 ‘앨런 튜링’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관심이 갔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군이 통신하는데 사용했던 암호화 기계인 ‘에니그마’를 분석해 내기 위해 앨런 튜링과 동료들이 노력했던 과정과 일화들을 그려냈다. 단순히 앨런 튜링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영화인가 싶었는데, 전쟁 속에서 처해야했던 다양한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다. 앨런 튜링 역을 맡았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아역을 맡았던 꼬마의 연기가 더 놀라웠던 영화.

2. 버드맨 – 독특하고 매력있는 영화

birdman
BIRDMAN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을 수상하면서 더 관심이 갔던 영화. 먼저 보고 온 사람들도 ‘꿀잼’이라고 표현하며 재밌다는 평을 많이 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야 사람들이 왜 그런 평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장면 전환 없이 원테이크로 쭉 찍으면서도 시간의 흐름을 잘 표현하는게 정말 신기했다. 배우들의 대사도 재밌었고, 캐릭터들이 매력있었다. 또, 주인공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의 실제 인생(배트맨을 찍을 때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배트맨을 더 이상 찍지 않자 소외 받는)과도 닮은 점이 많아 이런저런 뒷이야기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3. 위플래쉬 – 압도적이었던 영화

Whiplash
WHIPLASH

위플래쉬가 있었기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나 할까? 그만큼 강렬했던 영화였다. 최고를 만들기 위해 정신적, 물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주는 폭군 지휘자와 전설의 드러머가 되고 싶은 주인공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숨막히게 지나갔던 100분이었다. 그동안의 음악 영화들은 편하게 음악을 즐겼는데, 이 영화에서는 음악을 듣는 순간이 그렇게 긴장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장면은 그냥 최고. 광기와 광기가 만나는 순간을 정말 엄청나게 그려냈다. 영화관에서 풍부한 사운드를 즐기며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

* 이미지 출처는 모두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