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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2021

코로나로 기억될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제발 코로나를 잊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00시를 전후로 덕담을 나누는 메시지들이 휴대폰을 바쁘게 울린다. 미처 안 보낸 사람들 없으려나 하고 친구 목록을 내려가는데, 멈칫 하게 되는 관계들이 있었다. 늘 내가 먼저 보내야만 시작되는 관계는 아닐까 싶은, 호구와 호인의 경계는 어디인가 생각하게 되는 관계. 내가 챙겨주고 싶어서 먼저 챙긴 사람들도 많지만, 서운함을 느껴서 조금은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쁘게도 그 와중에 먼저 보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고민은 그저 나의 속좁음이었을까. 어쨌거나 내가 먼저 보내지 않았어도 나를 떠올려주고 메시지를 보내줬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 또 안심이 된다. 그래도 이 사람은 나를 떠올려줬구나. 늘 나만 혼자 떠올리고 챙기는건 아니었구나.

아마 올해에도 나는 호의와 호구짓 사이에서 수많은 줄타기를 하겠지. 올해도 만남과 헤어짐이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나눈 사람들과는 좀 더 단단한 관계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든든한 내 편이 생긴다면 물론 최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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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이 구역의 빅호구는 나야

사진은 부산 감청동 문화마을에서
사진은 부산 감청동 문화마을에서

1.
연애에 대해 고민하는 글이나 상담을 보다 보면 이런 패턴을 보곤 한다. 나는 상대가 좋아서 계속 이것저것 해주는데 이러다 그냥 호구가 되는거 아닌가, 밀당이 필요한거 아닌가 고민이 된다고. 내가 연애를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이래서 못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기왕 하는거 그냥 빅호구가 되어 버리라고 한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데 이것저것 재면서 망설이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음껏 부딪혀보고 최선을 다해보는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 돌아서면 된다. 세상엔 이래라 저래라 규칙들이 너무나도 많다. 연애라도 나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자는게 나의 주의. 호구가 되는걸 두려워하지 말고 외쳤으면 좋겠다. ‘이 구역의 빅호구는 나야!’
2.
연인을 만나면 어떻게 지내고 싶냐는 질문을 간혹 받는데, 서로 시간이 날 때마다 최선을 다해 만나고 싶고, 그러면서도 각자의 개인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한다. 독립적인 여성상을 원한다고 할까나… 그럴때면 그런 여자 찾기 힘들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3.
1과 2를 같이 들은 호주 국적의 한국인이 있었는데, 나보고 외국에 나가서 살아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여행은 다녀봤지만 쭉 한국에서만 살았다고 하니까, 그런 것치고는 마인드가 굉장히 서구적이라고 한다. 무엇이 날 이리도 서구적으로 만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