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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루틴(routine)

요즘 많이 생각하는 단어가 루틴이다. 얼마전 텐션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 연장선이랄까.

루틴은 스포츠에서 많이 쓰이는 말인데, 선수들이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을 말한다. 타석에 선 야구선수가 배트를 이리저리 찍고 자세를 취한다거나, 테니스 선수가 서브를 하기 전에 양쪽 어깨와 양쪽 귀를 ‘순서대로’ 만진 뒤에 서브를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자신의 최고의 상태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의식 같은 거라고 할까?

테니스 선수 나달은 루틴으로 유명하다.

직장인에게는 출근길도 하나의 루틴이 될 것 같다. 집을 나와서 걷고,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사무실까지 이동하고, 자리에 앉은 뒤 메일함을 열거나 하는 일. 그 시간 동안 서서히 머리와 마음을 예열시키고 업무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반면 집에서 1인 개발을 시도해보고 있던 내가 한 번 끌어올렸던 텐션이 쉽게 무너졌던 건 루틴이 없었던 것도 원인이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시시때때로 내가 뭐하는지 확인하거나 과일, 음료를 주려고 문을 여시는 할머니와, 놀아달라고 방문을 긁어대는 강아지가 있는 환경은 재택근무에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이를 막으려고 나름의 룰을 만들고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었지만, 루틴은 느슨했고 강제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핑계일 뿐일거다. 저녁 식사를 한 뒤 산책을 하고, 샤워 후에 맥주와 함께 넷플릭스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게 했으니까. 좋은 하루를 마무리 하는 루틴을 찾은 것도 나름 행복한 일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