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일상과 생각

드웨인 존슨은 키가 크다

#1

음악을 들을 때 보통 중심 멜로디를 위주로 듣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소리들이다. 이런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키이라 나이틀리가 술집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마크 러팔로가 처음 보게 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살면서 우리 인생이 하이라이트 되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매번 똑같은 일상인 것 같고, 주목받지 않는 것 같고, 내가 하는 일들을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고. 그래도 우리가 있기에 우리 주변이 조금 더 풍성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주목 받지 않는 인생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 오늘은 그 곡에서 열심히 기타/드럼을 치고 있는 연주자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소리의 귀를 귀기울여보는건 어떨지. 어쩌면 그 곡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될지도.

#2

지인이 튤립을 두 화분 키우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하나는 폭풍 성장을 하며 키가 쑥쑥 자라길래 ‘드웨인 존슨’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했다.

힘세고 강한 남자, 드웨인 존슨
힘세고 강한 남자, 드웨인 존슨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뎌서 어떻게 되려나 싶었는데, 오늘 소식이 들려왔다. 조금 느렸던 아이는 결국 꽃을 활짝 피워냈고, 드웨인은 키만 쑥쑥 크다가 꽃망울은 맺지 못하고 시들어 갔다고.

이 얘기를 듣고 생각난 건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역시 처음엔 느릴지라도 끝에서 꽃을 먼저 활짝 피워내는 이는 다를 수 있다는 것. 내가 더딘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교훈을 주었다.

두번째는, 드웨인은 어쩌면 그저 제일 키 큰 튤립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것. 우리는 보통 우리가 가진 기준으로 그 사람이 성공했네 실패했네를 말하지만, 각자가 목표한 바는 다를 수 있으니까. 끝내 꽃망울을 맺지 못한 드웨인을 우리는 안타까워 했지만, 오히려 그는 본인의 큰 키를 자랑스러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Categories
일상과 생각

음악추천과 소셜, 그리고 스토리텔링

듣던 음악이 점점 싫증이 나기 시작할 때면, 사람들은 새로 들을만한 곡이 없나 찾게 된다. 그런 사람들의 요구를 채워주기 위해 음악추천 서비스가 등장했다. 어떤 사람이 그동안 들은 곡들의 패턴과 장르 등을 통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곡을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대게 동작한다.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가 모이면 비슷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그룹으로 묶을 수 있고, 그 그룹 내에서 많이 들은 곡들만 추천해줘도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줄 것이다.
하지만 문득 그런 서비스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추천을 통해 나를 위한 음악을 보여주었을 때, 나의 반응은 두 가지일 것이다. 좋아서 계속 듣거나, 들어보고 목록에서 지우거나. 선택지는 대게 두 개 안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내 주변의 어떤 사람이 내게 음악을 추천해주었다면? 나는 여전히 그 음악이 마음에 들수도,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얻을 수 있는건 더 많아진다. 그 사람이 나에게 추천해줄 때에는 단순히 ‘곡-아티스트’만 전달해주진 않는다. 보통 이야기가 딸려오기 때문에, 나는 추천을 받음과 동시에 그 곡과 그 사람을 연결짓게 된다. 취향이 맞으면 그 사람과 할 얘기가 많아질테고, 맞지 않아도 우연히 그 사람이 좋아할만한 컨텐츠를 만난다면 공유해줄수도 있을 것이다. 곡을 들을 때마다 생각날수도 있고.
추천을 나눌수록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되고 관계가 깊어진다. 결국 음악추천에도 소셜이 들어가야 하는건가 싶다. (갑자기 예전 회사에서 만들었던 뮤직스토리가 그립다. 그런 모델에 꽤나 적합한 서비스였는데.)
추천방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단순히 ‘이거 좋아’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가? 그 배경에 스토리가 있어야 듣는 사람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문제가 여기서 또 나온다.
좋은 컨텐츠, 소셜, 스토리텔링. 이 세 가지가 결국 중요한 것 같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온 음원의 인기는 컨텐츠와 스토리텔링이 잘 맞아서 그런 것일테고(노래도 좋은데 스토리도 있어!), 소셜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각자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음악을 저장하는 방식은 디지털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음악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것이 아닐까.

Categories
일상과 생각

음악

음악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일까, 아니면 즐거운 기분이 음악을 더 매력있게 들려주는 것일까.
둘이 딱 맞아 떨어질 때의 그 느낌을 위해 나는 오늘도 음악을 듣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