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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이사 D+7

이사한지 어느덧 1주일이 지났다. 이전 전세집의 집주인에게 잔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가 마지막 관문이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 이사 후 이것저것 느낀 점들을 남겨두려고 글을 열었다.

이사 후에 커진 독립에 대한 열망

독립에 대해서 사실 큰 욕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누군가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사하고 나서는 오히려 독립하고픈 생각이 조금 커졌다. 독립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장점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달까.

우선, 뭐니뭐니 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꾸미는 나의 공간이란 점이 제일 큰 장점인 것 같다. 지금은 할머니의 짐과 여동생의 짐까지 섞여서 실질적으로 내가 온전히 내맘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일부분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 상의해서 만드는 공간이겠지만, 지금의 구성원으로는 3인 3색의 공간이 나올 뿐이었다. 이사할 때도 느꼈지만 0~1명의 사람과만 상의하면 되었을 일을, 이번 이사 때는 3~4명의 사람과 조율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어색해진 송파구

이사 후에도 간간히 송파구에 찾아가게 될 일이 있었다. 부동산 업무를 마저 본다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의 이유였다. 그런데 사람이 간사한건지, 그새 며칠 다른데서 잠을 잤다고 송파구가 부쩍 어색해진 기분이 들었다. 마치 헤어진 전여친을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달까? 술 취해서 전여친에게 전화하면 안 되는 것처럼, 술 취해서 전에 살던데로 다시 오면 안 될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마냥 어색한 줄 알았던 송파구도, 다시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은 있었다. 늘 집으로 향하던 길의 마지막 신호등이라거나, 석촌호수 산책길을 걸으며 보는 풍경들이라거나.

어쨌거나

지금은 다시 새 집으로 돌아와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생각보다 출근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아서 다행이고, 동네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한 달 뒤에도, 1년 뒤에도 더 좋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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