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과 의무

연말이 되니 축구팀의 총무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회비를 미납한 회원들을 관리하고 연말결산도 해야하기 때문인데, 그러는 과정에서 의견이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제일 자주 부딪히는 경우는 바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장기간 참석하지 못한 회원의 회비 문제이다. 회원의 입장은 ‘난 이번달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모든 회비를 내야하느냐’이고, 총무의 입장은 ‘그래도 회비는 모두 내야한다’라는 입장.

사실 직업이 있고 안정적인 수익이 있는 사람에게 한 달에 2-3만원 사이의 금액은 그리 크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흔히들 술 한 번만 덜 먹어도 회비를 낼 수 있겠다는 말을 하니까. 하지만 몇 달간 못 나가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100%의 회비를 내야한다는건 좀 억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는 와중에 총무의 말은 고개를 좀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축구회에 애정이 없어서 그래. 애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글쎄. 이 축구회에 오랜 기간동안 몸을 담아온 사람이라면 물론 애정이야 얼마든지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활동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바라는 것은 좀 무리한 것이 아닐까? 회원에게 애정을 바라기 전에, 먼저 애정을 받을 수 만큼 축구회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했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의견 차이가 있을때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기 보다는, 그저 애정의 차이로 단정지어 버리는 총무의 태도가 아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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